※ 본 게시물은 사)시민환경연구소 최준호 소장이 (재)숲과 나눔 블로그에 기고한 글입니다.
몸을 위한 한 그릇? 바다를 위한 한 걸음!
오늘(7월 30일)은 중복입니다. 찜통더위가 이어지는 요즘, 많은 분들이 건강을 챙기기 위해 보양식을 찾고 있습니다.
삼계탕, 장어구이, 오리백숙… 무더위에 지친 몸을 다독이는 음식은 참 많죠.
그런데 여름철 보양식으로 언급되는 음식 중에는 ‘상어 지느러미(샥스핀) 요리’도 있습니다. 샥스핀 요리는 고급 중식에서 중요한 접대용 메뉴로 자리잡아 왔지만, 이 요리 뒤에는 우리가 꼭 알아야 할 환경적, 윤리적 문제가 숨어 있습니다.

잘려진 상어지느러미와 2020년 샥스핀 요리를 판매하는 호텔(출처 환경아카이브 풀숲: https://ecoarchive.org/items/show/58416 )
화려한 식탁 뒤의 진실
상어 지느러미 요리를 위해 해마다 1억 마리 이상의 상어가 희생되고 있습니다. 대부분 ‘핀닝(finning)’이라는 비인도적인 방식으로 지느러미만 잘린 채 바다에 버려지죠. 이렇게 지느러미를 잃은 상어는 제대로 헤엄칠 수 없고 결국 죽음을 맞게 됩니다.
이 같은 남획은 해양 생태계에 심각한 위협을 주고 있습니다. 지난 50년 동안 상어 개체 수는 무려 71% 나 줄었고, 이는 바다 생태계 전반의 붕괴를 의미할 수 있습니다. 상어는 단지 한 종이 아닌, 바다 생태계를 지탱하는 핵심 포식자이기 때문입니다.
‘죠스 효과’가 만든 오해
하지만 상어에 대한 국내 인식은 아직 미미합니다. 고래는 보호해야 할 생명체로 받아들여지지만, 상어는 여전히 무섭고 위협적인 존재로 여겨지곤 하죠. 이러한 인식에는 1975년 개봉한 영화 ‘죠스(Jaws)’의 영향이 컸습니다.
해양보전 생물학자 데이비드 쉬프먼은 이를 ‘죠스 효과(Jaws Effect)’라 명명하며, 허구가 현실에 영향을 준 대표 사례로 설명합니다. 그는 네이처(Nature)와의 인터뷰에서 “상어는 괴물이 아니라 해양 생태계를 지탱하는 핵심 종”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영화 죠스 촬영 현장(출처: 네이처 https://www .nature.com /articles/d41586-025-01951-x)
다행히 세계는 이러한 문제를 점점 더 진지하게 받아들이고 있습니다. 2022년 ‘멸종위기 야생동·식물종의 국제 거래에 관한 협약(CITES)’ 제19차 총회에서는 상어의 국제거래를 규제하는 안건이 통과되었습니다.
샥스핀 요리 불매운동이 확산되며, 일부 고급 호텔과 레스토랑은 상어 지느러미 요리를 메뉴에서 제외하기 시작했고, 샥스핀의 주요 소비국이었던 중국도 2013년부터 국가 공식행사에서 이를 퇴출했습니다. 변화는 느리지만, 분명히 일어나고 있습니다.

CITES 총회 회의장에 등장한 상어인형 (출처: 연합뉴스 https://www.yna.co.kr/view/AKR20221127010300009 )
한국에서도 시작된 변화
우리나라에서도 상어 보호를 위한 움직임이 조금씩 일어나고 있습니다. 환경아카이브 ‘풀숲’(https://ecoarchive.org)에서는 해양 생태계와 상어 보호를 위한 다양한 국내 활동 기록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2015년 당시 장재연 환경운동연합 공동대표(현 (재)숲과나눔 이사장)는 환도상어를 소개하며 “미식가의 욕망이 생물종을 멸종 위기로 몰아넣는 건 야만적인 일”이라고 지적하며 국내에서도 상어보호 캠페인의 필요성을 강조했습니다. (https://ecoarchive.org/items/show/53966) 또한 2016년 대통령이 주관한 만찬에 송로버섯 등 호화로운 매뉴에 대한 지적이 제기될 때 장재연 대표는 본인의 블로그에 ‘청와대 오찬, 진짜 문제는 샥스핀이다’라고 지적하는 글을 썼습니다. 반환경적이고 야만적인 어업행위 등으로 세계적으로 추방되고 있는 샥스핀 요리가 제공된 것에 대한 강한 문제제기였고, 이 글은 언론 등을 통해 확산되었습니다. ( https://blog.naver.com/free5293/220788048050)
이후 장재연 대표의 문제 제기는 환경운동연합의 실천으로 이어졌습니다. 환경운동연합의 활동가들은 국내 특급호텔 26곳을 대상으로 샥스핀 판매 여부를 조사했고, 2016년에는 ‘더플라자 호텔’, ‘메이필드 호텔’, ‘그랜드 앰배서더 호텔’이 판매 중단을 선언하기에 이르렀습니다.

2016년 9월 특급호텔의 샥스핀 요리판매 현황(출처: 환경아카이브풀숲 https://ecoarchive.org/items/show/14949#lg=1&slide=0 )
신입 활동가였던 김은숙, 최예지 활동가의 감각적인 캠페인 기획과 신재은 활동가 등 생태보전 활동가들의 적극적인 참여가 호텔들의 선언을 이끌어 내는 데 주요한 역할을 했습니다. 이후 상어보호 캠페인은 환경단체를 넘어 동물보호단체들의 참여도 이어졌습니다. 또한 환경운동연합의 상어보호 활동은 불법/비보고/비규제 어업 근절을 위한 활동, 멸종위기 바다생물 보호활동 등 다양한 해양보호 캠페인과 연계되어 해양보호 활동가들에 의해 지속되었습니다.
https://ecoarchive.org/items/show/58416
https://ecoarchive.org/items/show/20699#lg=1&slide=0
https://ecoarchive.org/items/show/20704#lg=1&slide=0
https://ecoarchive.org/items/show/78626

호텔정문에서 캠페인 중인 환경운동연합 활동가들(2016년 9월,출처: 환경운동연합 홈페이지 https://kfem.or.kr/ocean/?idx=17912263&bmode=view )
활동의 성과, 그리고 아직 남은 과제
이후 몇 년간 캠페인을 이어오며 긍정적인 변화도 있었습니다. 2020년 조사에서는 샥스핀을 판매하는 호텔이 12곳에서 7곳으로 줄었고, 여러 호텔이 대체재로 전환하겠다고 밝혔습니다. 하지만 아쉽게도 그 약속이 모두 지켜지진 않았습니다. 2023년 환경운동연합의 조사에 따르면 다시 16개 호텔이 샥스핀 요리를 판매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일부는 과거에 판매 중단을 선언한 곳이었기에 실망도 컸습니다.

샥스핀 판매중단을 선언했다가 재판매 중인 호텔 앞에서 캠페인 중인 활동가(2023년 7월,출처: https://ecoarchive.org/items/show/92667)
7월 14일 상어 인식 증진의 날에 맞춰 2022년과 23년 조사를 진행했던 환경운동연합 김솔 활동가는 “ ‘호텔에 입점한 레스토랑의 자체적인 식자재 판매여부에 개입할 수 없다’는 소극적인 태도로 일관하는 호텔이 있는 반면, 글로벌 호텔 체인을 중심으로 샥스핀 요리를 중단하는 변화가 있었다”고 강조했습니다. 실제로 2016년 조사에서 메리어트 체인 호텔은 샥스핀 요리를 판매하지 않음으로써 환경운동에 동참 중이라 했고, 힐튼 계열 호텔은 ‘멸종위기에 처한 동식물의 국제거래에 관한 협약(CITES)에 의한 5,600 여종의 동물과 30,000 여종의 식물제공 금지라는 본사의 지침을 준수하고 있으며 2014년 4월 1일부터 아시아태평양 전 지역에서 샥스핀 요리를 금지했다고 밝혔습니다. 그랜드 햐얏트 호텔과 더케이호텔서울 역시 상어보호운동에 동참하는 뜻으로 샥스핀을 판매하지 않는다고 밝혔습니다. (https://ecoarchive.org/items/show/14914)
우리가 바꿀 수 있는 것들
상어 보호는 단지 한 종의 문제가 아니라, 우리 바다 전체의 건강과 연결된 문제입니다. 아직은 낯설게 느껴질 수 있지만, 이 문제는 분명히 우리와 무관하지 않습니다. 올 여름, 보양식을 고민하고 있다면 내 몸 뿐 아니라 지구와 바다의 건강까지 함께 생각해보는 건 어떨까요?
함께 실천할 수 있는 일들
-샥스핀 요리 불매
-지속가능한 수산물 소비 선택
-상어 보호 캠페인에 관심 갖기
-해양생물과 생태계에 대한 교육 나누기
몸을 위한 한 끼보다 지구를 위한 한 걸음.
오늘의 선택이 내일의 바다를 바꿀 수 있습니다.
글 | 최준호 (시민환경연구소 소장)
※ 본 게시물은 사)시민환경연구소 최준호 소장이 (재)숲과 나눔 블로그에 기고한 글입니다.
몸을 위한 한 그릇? 바다를 위한 한 걸음!
오늘(7월 30일)은 중복입니다. 찜통더위가 이어지는 요즘, 많은 분들이 건강을 챙기기 위해 보양식을 찾고 있습니다.
삼계탕, 장어구이, 오리백숙… 무더위에 지친 몸을 다독이는 음식은 참 많죠.
그런데 여름철 보양식으로 언급되는 음식 중에는 ‘상어 지느러미(샥스핀) 요리’도 있습니다. 샥스핀 요리는 고급 중식에서 중요한 접대용 메뉴로 자리잡아 왔지만, 이 요리 뒤에는 우리가 꼭 알아야 할 환경적, 윤리적 문제가 숨어 있습니다.
잘려진 상어지느러미와 2020년 샥스핀 요리를 판매하는 호텔(출처 환경아카이브 풀숲: https://ecoarchive.org/items/show/58416 )
화려한 식탁 뒤의 진실
상어 지느러미 요리를 위해 해마다 1억 마리 이상의 상어가 희생되고 있습니다. 대부분 ‘핀닝(finning)’이라는 비인도적인 방식으로 지느러미만 잘린 채 바다에 버려지죠. 이렇게 지느러미를 잃은 상어는 제대로 헤엄칠 수 없고 결국 죽음을 맞게 됩니다.
이 같은 남획은 해양 생태계에 심각한 위협을 주고 있습니다. 지난 50년 동안 상어 개체 수는 무려 71% 나 줄었고, 이는 바다 생태계 전반의 붕괴를 의미할 수 있습니다. 상어는 단지 한 종이 아닌, 바다 생태계를 지탱하는 핵심 포식자이기 때문입니다.
‘죠스 효과’가 만든 오해
하지만 상어에 대한 국내 인식은 아직 미미합니다. 고래는 보호해야 할 생명체로 받아들여지지만, 상어는 여전히 무섭고 위협적인 존재로 여겨지곤 하죠. 이러한 인식에는 1975년 개봉한 영화 ‘죠스(Jaws)’의 영향이 컸습니다.
해양보전 생물학자 데이비드 쉬프먼은 이를 ‘죠스 효과(Jaws Effect)’라 명명하며, 허구가 현실에 영향을 준 대표 사례로 설명합니다. 그는 네이처(Nature)와의 인터뷰에서 “상어는 괴물이 아니라 해양 생태계를 지탱하는 핵심 종”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영화 죠스 촬영 현장(출처: 네이처 https://www .nature.com /articles/d41586-025-01951-x)
다행히 세계는 이러한 문제를 점점 더 진지하게 받아들이고 있습니다. 2022년 ‘멸종위기 야생동·식물종의 국제 거래에 관한 협약(CITES)’ 제19차 총회에서는 상어의 국제거래를 규제하는 안건이 통과되었습니다.
샥스핀 요리 불매운동이 확산되며, 일부 고급 호텔과 레스토랑은 상어 지느러미 요리를 메뉴에서 제외하기 시작했고, 샥스핀의 주요 소비국이었던 중국도 2013년부터 국가 공식행사에서 이를 퇴출했습니다. 변화는 느리지만, 분명히 일어나고 있습니다.
CITES 총회 회의장에 등장한 상어인형 (출처: 연합뉴스 https://www.yna.co.kr/view/AKR20221127010300009 )
한국에서도 시작된 변화
우리나라에서도 상어 보호를 위한 움직임이 조금씩 일어나고 있습니다. 환경아카이브 ‘풀숲’(https://ecoarchive.org)에서는 해양 생태계와 상어 보호를 위한 다양한 국내 활동 기록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2015년 당시 장재연 환경운동연합 공동대표(현 (재)숲과나눔 이사장)는 환도상어를 소개하며 “미식가의 욕망이 생물종을 멸종 위기로 몰아넣는 건 야만적인 일”이라고 지적하며 국내에서도 상어보호 캠페인의 필요성을 강조했습니다. (https://ecoarchive.org/items/show/53966) 또한 2016년 대통령이 주관한 만찬에 송로버섯 등 호화로운 매뉴에 대한 지적이 제기될 때 장재연 대표는 본인의 블로그에 ‘청와대 오찬, 진짜 문제는 샥스핀이다’라고 지적하는 글을 썼습니다. 반환경적이고 야만적인 어업행위 등으로 세계적으로 추방되고 있는 샥스핀 요리가 제공된 것에 대한 강한 문제제기였고, 이 글은 언론 등을 통해 확산되었습니다. ( https://blog.naver.com/free5293/220788048050)
이후 장재연 대표의 문제 제기는 환경운동연합의 실천으로 이어졌습니다. 환경운동연합의 활동가들은 국내 특급호텔 26곳을 대상으로 샥스핀 판매 여부를 조사했고, 2016년에는 ‘더플라자 호텔’, ‘메이필드 호텔’, ‘그랜드 앰배서더 호텔’이 판매 중단을 선언하기에 이르렀습니다.
2016년 9월 특급호텔의 샥스핀 요리판매 현황(출처: 환경아카이브풀숲 https://ecoarchive.org/items/show/14949#lg=1&slide=0 )
신입 활동가였던 김은숙, 최예지 활동가의 감각적인 캠페인 기획과 신재은 활동가 등 생태보전 활동가들의 적극적인 참여가 호텔들의 선언을 이끌어 내는 데 주요한 역할을 했습니다. 이후 상어보호 캠페인은 환경단체를 넘어 동물보호단체들의 참여도 이어졌습니다. 또한 환경운동연합의 상어보호 활동은 불법/비보고/비규제 어업 근절을 위한 활동, 멸종위기 바다생물 보호활동 등 다양한 해양보호 캠페인과 연계되어 해양보호 활동가들에 의해 지속되었습니다.
https://ecoarchive.org/items/show/58416
https://ecoarchive.org/items/show/20699#lg=1&slide=0
https://ecoarchive.org/items/show/20704#lg=1&slide=0
https://ecoarchive.org/items/show/78626

호텔정문에서 캠페인 중인 환경운동연합 활동가들(2016년 9월,출처: 환경운동연합 홈페이지 https://kfem.or.kr/ocean/?idx=17912263&bmode=view )
활동의 성과, 그리고 아직 남은 과제
이후 몇 년간 캠페인을 이어오며 긍정적인 변화도 있었습니다. 2020년 조사에서는 샥스핀을 판매하는 호텔이 12곳에서 7곳으로 줄었고, 여러 호텔이 대체재로 전환하겠다고 밝혔습니다. 하지만 아쉽게도 그 약속이 모두 지켜지진 않았습니다. 2023년 환경운동연합의 조사에 따르면 다시 16개 호텔이 샥스핀 요리를 판매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일부는 과거에 판매 중단을 선언한 곳이었기에 실망도 컸습니다.

샥스핀 판매중단을 선언했다가 재판매 중인 호텔 앞에서 캠페인 중인 활동가(2023년 7월,출처: https://ecoarchive.org/items/show/92667)
7월 14일 상어 인식 증진의 날에 맞춰 2022년과 23년 조사를 진행했던 환경운동연합 김솔 활동가는 “ ‘호텔에 입점한 레스토랑의 자체적인 식자재 판매여부에 개입할 수 없다’는 소극적인 태도로 일관하는 호텔이 있는 반면, 글로벌 호텔 체인을 중심으로 샥스핀 요리를 중단하는 변화가 있었다”고 강조했습니다. 실제로 2016년 조사에서 메리어트 체인 호텔은 샥스핀 요리를 판매하지 않음으로써 환경운동에 동참 중이라 했고, 힐튼 계열 호텔은 ‘멸종위기에 처한 동식물의 국제거래에 관한 협약(CITES)에 의한 5,600 여종의 동물과 30,000 여종의 식물제공 금지라는 본사의 지침을 준수하고 있으며 2014년 4월 1일부터 아시아태평양 전 지역에서 샥스핀 요리를 금지했다고 밝혔습니다. 그랜드 햐얏트 호텔과 더케이호텔서울 역시 상어보호운동에 동참하는 뜻으로 샥스핀을 판매하지 않는다고 밝혔습니다. (https://ecoarchive.org/items/show/14914)
우리가 바꿀 수 있는 것들
상어 보호는 단지 한 종의 문제가 아니라, 우리 바다 전체의 건강과 연결된 문제입니다. 아직은 낯설게 느껴질 수 있지만, 이 문제는 분명히 우리와 무관하지 않습니다. 올 여름, 보양식을 고민하고 있다면 내 몸 뿐 아니라 지구와 바다의 건강까지 함께 생각해보는 건 어떨까요?
함께 실천할 수 있는 일들
-샥스핀 요리 불매
-지속가능한 수산물 소비 선택
-상어 보호 캠페인에 관심 갖기
-해양생물과 생태계에 대한 교육 나누기
몸을 위한 한 끼보다 지구를 위한 한 걸음.
오늘의 선택이 내일의 바다를 바꿀 수 있습니다.
글 | 최준호 (시민환경연구소 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