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칼럼GMO 표시제, 25년 만에 ‘완전’해지나?

2025-08-27

GMO 표시제, 25년 만에 ‘완전’해지나?

GMO는 병해충에 강하거나 제초제를 견디는 특성을 갖도록 생명공학 기술을 이용해 만든 생명체와 이를 활용해 생산한식품을 말합니다. 유전자변형작물, 유전자조작식품, 유전자재조합식품 등 다양한 이름으로 불리고 있습니다. 관련 기술이 연구·개발된 지는 50년이 넘었으며, 상업적으로 이용된 지도 30년에 가까워지고 있습니다. 일부 과학자들은 이 정도 시간이 지났다면 GMO의 안전성은 충분히 입증되었다고 말합니다. 또한 유전자가위기술이나 합성생물학 등 새로운 생명공학 기술은 기존 GMO 기술이 가진 한계나 위험성을 극복할 수 있다고 주장합니다. 그러나 여전히 많은 시민들은 GMO에 대해 불안감을 갖고 있으며, 신뢰하기 어렵다고 느낍니다. 그래서 최소한 자신이 소비하는 식품이나 농산물이 GMO인지 아닌지는 알고 싶어 하고, 이는 곧 “GMO 완전표시제” 요구로 이어졌습니다.

GMO 표시제는 언제 시작되었나


많은 이들이 우리나라에는 애초에 “GMO 표시제”가 없었다고 생각하지만, 사실 2001년부터 이미 시행되고 있습니다. 1998년 국정감사에서 우리나라로 수입되는 콩 가운데 상당수가 유전자변형 콩이라는 사실이 드러났습니다. 이후 경실련, 참여연대, 녹색연합, 여성민우회, 환경운동연합, 소비자문제를연구하는시민의모임 등 시민사회단체가 ‘생명안전윤리연대모임’을 결성하여 유전자변형 콩 수입 반대와 표시제 도입을 요구했습니다.
(연대회의 수입반대 기자회견문 https://ecoarchive.org/items/show/7830)


생명안전윤리연대모임은 안전과 윤리를 무시한 생명복제 및 유전자조작에 대한 우려를 제기했습니다. 또한 유네스코한국위원회가 주최한 우리나라 최초의 ‘시민합의회의’를 통해 유전자변형식품의 안전성과 생명윤리에 대한 사회적 논의를이끌어 내기도 했습니다.
슈퍼니코틴 담배반대 성명서 https://ecoarchive.org/items/show/7834
합의회의 https://ecoarchive.org/items/show/11942
연대모임 활동사진 https://ecoarchive.org/items/show/235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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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1. 유전자변형 콩 수입을 반대하는 시민단체들의 활동 (1998년)

완전한 ‘GMO 표시제’ 도입을 위한 시민사회 노력


GMO 표시제 도입 과정은 쉽지 않았습니다. 미국 등 GMO 개발국과 생산국은 국제무역협상을 통해 개별 국가의 표시제도입을 막으려 했습니다. 이들은 일반 식품과 GMO가 영양성분이나 특성에서 큰 차이가 없다는 ‘실질적 동등성’을 근거로, 별도 표시가 무역장벽이라고 주장했습니다. 반면 유럽과 아시아 농민들은 GMO의 안전성이 충분히 검증되지 않았으며, 표시나 구분 없는 유통은 소비자와 농민의 권리를 침해한다고 반박했습니다. 한국에서도 농민단체들이 ‘유전자조작안 된 음식 먹기 거리축제’ 등을 열며 GMO 의무표시제 도입과 WTO 뉴라운드 반대 캠페인을 이어갔습니다.
(거리축제 안내문 https://ecoarchive.org/items/show/8067)

결국 정부는 농민과 시민사회의 요구를 받아들여 ‘GMO 표시제’ 제도를 마련하기 시작했습니다. 농림부와 식품의약품안전청은 농산물과 식품에서 GMO 검출 및 안전성 평가를 위한 심사지침을 만들었고, 시민단체들은 이에 대한 의견을 제시하며 실효성 있는 표시제와 안전관리를 촉구했습니다. 이와 별도로 국내외 기업을 대상으로 GMO-free 캠페인도 진행되었습니다. GMO-free를 유럽에서 선언했지만, 한국에서는 소극적인 태도를 보인 식품기업에 대한 비판도 있었습니다.
식약청 심사지침에 대한 의견서 https://ecoarchive.org/items/show/53561
농림부 지침에 대한 의견서 https://ecoarchive.org/items/show/7885
환경운동연합의 네슬레 GMO-free 촉구 캠페인 https://ecoarchive.org/items/show/36792


2001년 옥수수, 대두, 감자를 대상으로 한 ‘GMO 표시제’가 시행되었으나, 품목이 제한적이고 가장 많이 사용되는 원료가표시 대상에서 빠지는 등 한계가 있었습니다. 이는 도입 1주년 토론회에서 명확히 지적되었고, 이때부터 시민들은 원료기반의 “GMO 완전표시제”를 지속적으로 요구하기 시작했습니다.
표시제 도입 1주년 토론회 자료집 https://ecoarchive.org/items/show/6447

2005년 서울환경연합은 국내에서 생산되는 식용류가 GMO 원료로 만들어지지만 예외 규정 때문에 표시되지 않는 문제를 지적했습니다. 또한 학부모와 농민들은 학교 급식에서 GMO 원료를 배제하기 위해 “GMO 완전표시제” 시행을 요구했습니다.
서울환경운동연합 보도자료 https://ecoarchive.org/items/show/81778
GMO반대전국행동 학교급식 토론회 https://ecoarchive.org/items/show/13448


이후에도 표시제 강화와 제도 개선 논의는 이어졌습니다. 이명박 정부 시기 식품안전에 대한 국민 요구가 높아지자 정부·기업·시민단체가 참여하는 논의가 있었지만, 기업의 반대와 정부의 미온적인 태도로 진전은 미미했습니다. 박근혜 대통령 탄핵 이후 사회 전반의 제도 개편 요구 속에서 GMO 완전표시제 도입 목소리도 커졌고, 농민단체와 생협, 소비자단체는 20만 명 국민청원을 제출했습니다. 그러나 문재인 정부 역시 이를 도입하지 못했습니다.
2018년 GMO완전표시제 시민청원단 기자회견문
https://ecoarchive.org/items/show/41572
2018년 20만 국민청원 답변에 대한 환경정의 성명서
https://ecoarchive.org/items/show/41569
국민청원답변에 대한 시민청원단 항의 기자회견
https://ecoarchive.org/items/show/41576#lg=1&slide=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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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2. 20만 국민청원 기자회견 사진 (2018.3.12 https://ecoarchive.org/items/show/41578#lg=1&slide=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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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3. “GMO완전표시제 시행” 촉구 시민행진 기자회견 사진 (2020.5.19 https://ecoarchive.org/items/show/41650#lg=1&slide=0  ) 


그리고 마침내 2025년 8월 20일, 원료 기반 GMO 표시를 가능하게 하는 개정안이 국회 상임위원회 법안심사소위를 통과했습니다. 이 과정에서 GMO반대전국행동, 농민의길, 전국먹거리연대, 환경농업단체연합회 등 다양한 시민, 농민, 소비자단체가 역할을 했습니다. 앞으로 보건복지위원회와 법제사법위원회를 거쳐 본회의 통과가 남아있습니다. 기업의 반대도 여전합니다. GMO반대전국행동 문제형 집행위원장은 시대의 요구를 전혀 읽지 못하는 기업과 일부 정치인들을 비판했습니다. 남은 과정은 험난하지만, 대통령의 공약이자 여당이 다수를 차지하고 있는 현 시점이 아니면 GMO 완전표시제 도입은 더 어려워질 수 있습니다.

GMO의 필요성을 강조하는 이들은 GMO가 제2의 녹색혁명이 되어 식량 문제 뿐만 아니라 경제와 환경 문제도 해결할 수있다고 주장합니다. 이들은 GMO에 대한 우려가 막연한 두려움일 뿐이라고 지적합니다. 그러나 시민들이 최소한의 안전장치로서 표시를 요구하는 것은 지극히 당연한 권리이며 존중 받아야 합니다. 지난 20여 년 동안 꾸준히 같은 목소리를낸 시민사회의 요구에 이제는 정부와 국회, 그리고 기업이 응답해야 할 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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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4. GMO의 문제를 지적하는 환경단체 회원의 그림 (https://ecoarchive.org/items/show/20756)

 

(GMO와 관련해서 표시제 도입 이외에도 식품 안전성, 국내유출에 따른 유전자오염, 미승인 GMO 수입, 국내 연구와 재배, 기업대응 등 다양한 활동이 있습니다. 이에 대해서는 후속 글에 담아보겠습니다.)



최준호

시민환경연구소장


*이 원고는 (재)숲과나눔 블로그 기고문입니다. https://blog.naver.com/korea_she/2239849180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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